[스코어티비] 난데없는 계엄…'K3 우승' 박승수 감독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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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18:00
"시흥시민축구단 각자 장점 살리고, 단점은 서로 보완…K3 2연패 목표"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시흥시민축구단을 세미프로 K3 정상에 올려 놓고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은 박승수 감독이 무사히 자신의 첫 시상식을 마친 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승수 감독은 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3·K4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시상식 뒤 취재진과 만나 "(시상식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전면 중지되는 건 아닌가 생각도 했다"며 "다행히 상황이 잘 마무리되고 시상식도 해서 좋다"고 싱긋 웃었다.
전날 오후 10시 25분 윤석열 대통령이 생중계 담화로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대한축구협회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이날 시상식 진행 여부를 고심했다고 한다.
국회가 4일 새벽 1시 본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고 정부가 오전 4시 30분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을 의결하면서 다행히 시상식도 원래 계획대로 열릴 수 있었다.
박승수 감독이 이끈 시흥시민축구단은 올 시즌 18승 6무 6패로 승점 60을 쌓아 화성FC와 경주한수원(이상 승점 56)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박 감독은 우승팀 사령탑 자격으로 K3 최우수지도자상을 품에 안았다.
박 감독은 "우승이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K1∼4중 특히 K3가 참 우승하기 힘들다는 말이 많다"며 "고비를 잘 넘기고 우승하고 수상도 해서 영광스럽다.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중·고·대학팀을 이끌었던 박 감독은 2021년부터 시흥시민축구단 지휘봉을 잡고 세미프로팀 사령탑으로 데뷔했다.
박 감독의 지도를 받은 시흥시민축구단은 2021시즌 곧바로 K4 준우승을 차지해 K3로 승격했고, 2022시즌과 2023시즌 5위를 차지하더니 올 시즌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했다.
박 감독은 "지난 20년간 학원 축구팀에만 있다가 성인팀을 맡은 건 처음이었다"며 "선수들을 좀 더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한편, 각자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상의해 보완하도록 했던 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박승수 감독은 "준우승한 화성FC, 3위 경주한수원과 역대급 순위경쟁을 하면서 K3도 한층 발전한 것 같다"며 경쟁 팀들도 조명했다.
박 감독은 "내년에도 좋은 모습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했지만, 화성FC는 내년 K리그2 막내 구단으로서 프로 무대 입성을 눈앞에 뒀다.
박 감독은 "화성FC는 예산도 확보했고 준비 과정도 디테일했다. 운동장 인프라도 굉장히 부러웠다"며 "우리 정왕구장도 내년엔 하이브리드 천연잔디를 깔고, 관중석 5천석을 마련하고, 조명도 제대로 손본다고 한다. 아마 조금씩 계속 발전해나가지 않을까 싶다"며 시흥시민축구단이 내디딜 '꽃길'을 기대했다.
박 감독은 "K3엔 아직 2연패 역사가 없다고 한다"며 "내년에도 꼭 (우승해서)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선수 변동 폭이 큰 K3 특성상 각 팀은 매년 '새 판'을 짜야 한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 중 3명 정도가 내년 K리그2 구단으로 가고, 용병 구성도 고민해야 한다"며 "우승에 대한 기대치가 있는 와중에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잦은 선수 이동 등) 그런 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